진실을 향한 걸음에 함께 해 주십시오
10.29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2년이 되었습니다. 2주기를 일주일 앞둔 오늘, 참사 현장이었던 이곳 이태원역에 다시 섰습니다. 한결 쌀쌀해진 날씨에, 2년 전 연락이 닿지 않는 가족을 찾아 헤매던 그 날 밤이 떠오릅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정부 기관들과 조직 어느 곳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던 아비규환의 그 날 밤을 똑똑히 기억합니다.
구조와 수습 과정 내내 이어지던 혼란과 혼돈을 밤새 지켜보던 유가족과 시민들은 이구동성으로 요구해 왔습니다. 왜 예방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는가, 국가는 어디가고 왜 안전관리와 구급구조 체계는 전혀 작동하지 않았는가 그 책임에 대한 대답을 요구했지만, 결국 재판부는 이러한 요구를 묵살했습니다. 지난 9월 30일과 10월 17일,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등에 대한 1심에서 무죄 판결이 내려진 것입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마땅한 공직자들이 재판을 받는 내내 자신들의 책임을 부정하고 회피하기에 급급했음에도, 재판부는 엄벌에 처하기는커녕 소극적인 법 해석으로 이들에게 면죄부를 주고 말았습니다.
진실을 밝히는 것이 재발방지의 길입니다
다시는 무고한 희생을 낳는 사회적 참사가 반복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요구합니다. 책임있는 자들을 엄정하게 처벌하기 위해 무엇보다 제대로 진상을 규명해야 합니다. 10.29 이태원 참사가 왜 발생했는지, 왜 수많은 인파가 몰릴 것을 알고도 인파관리대책을 수립하지 않았는지, 왜 쏟아지는 신고 전화에도 경찰은 조치를 취하지 않았는지 그 이유를 밝혀야 합니다. 수습 과정에서의 무능과 부실, 혼란과 혼선의 책임도 밝혀야 합니다. 법적인 책임에 더불어 정치적 책임에 대해서도 밝혀야 합니다. 정부기관의 총체적 무능과 실패로 수많은 목숨이 희생되었는데 정부가 사과하지도, 책임을 지지도 않는다면 또 다시 참사가 반복되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입니다.
참사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되어야 합니다
최근 10.29이태원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이제 막 첫 발을 내딛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수많은 시민들의 뜨거운 연대를 원동력으로 진상규명을 위한 싸움을 이어왔지만, 그 시간은 이태원 참사와 핼로윈 데이를 터부시하는 사람들의 장벽에 가로막힌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참사의 생생한 목격자로서 생존피해자들, 구조자들은 너무나도 중요한 존재이지만 참사 발생 2년여 기간 동안 이들의 목소리는 충분히 드러나지도, 들리지도 않았습니다. 축제를 즐기는 것은 당연한 일상임에도 참사 당일에 현장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혐오의 대상이 되어 2차, 3차 가해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놀다가 죽었다’는 폄훼성 발언으로 159명 희생자들을 비롯해 ‘이태원’이라는 지역을 좋아하고 핼로윈 데이를 즐겨왔던 많은 생존자, 목격자들이 가해자이자 무질서한 사람, 부적절한 사람들로 치부되는 일이 지금까지 반복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이태원 참사를 이야기하고 그 기억을 통해 진실을 요구해야 하는 당연한 목소리마저 숨죽이게 만들었습니다.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위해 우리는 2022년 10월 29일 밤 이태원에서 발생한 일에 대하여, 그 날의 기억에 대해서 계속 이야기해야 하고, 또한 누구나 이야기 꺼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의무가 있습니다.
흔들림 없는 진상조사를 위해 관심과 연대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과거 여러 재난참사의 진상규명 과정이 얼마나 지난한 싸움이었는지 기억합니다. 이번에도 시행령과 예산 등 진상조사의 과정 하나하나에서 방해와 훼방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진상조사를 방해하는 정부 기관과 공직자들의 비협조적 태도에 맞서 제대로 된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이를 관철시키는 싸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진실을 바라는 유가족 그리고 시민들의 강력한 요구입니다. 특조위가 어떠한 방해에도 흔들림 없이 진상조사를 펼쳐나가기 위해 시민들의 관심과 연대가 필요합니다.
앞으로 펼쳐질 길고도 험한 진상규명의 길에 유가족과 생존피해자들과 함께 하겠다 다짐하는 자리에 참여해 주십시오. 진상규명을 통해 다시는 참사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명과 존엄의 사회로 가야한다고 요구하는 강력한 목소리가 되어 주십시오. 참사를 둘러싼 폄훼와 부정, 무관심과 냉대를 이겨내는 힘이 되어 주십시오. 10.29 이태원 참사를, 그리고 159명의 희생자들을 위해 진실을 꼭 밝혀내겠다는 강력한 목소리와 뜨거운 행동을 시민여러분께 다시 한 번 호소드립니다.
2024. 10. 21.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https://docs.google.com/document/d/1RP2aCACZJZ_f-Ht1LmcK4tUjY7Hcgew4H0F5wSAmQA8/edit?usp=sharing
진실을 향한 걸음에 함께 해 주십시오
10.29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2년이 되었습니다. 2주기를 일주일 앞둔 오늘, 참사 현장이었던 이곳 이태원역에 다시 섰습니다. 한결 쌀쌀해진 날씨에, 2년 전 연락이 닿지 않는 가족을 찾아 헤매던 그 날 밤이 떠오릅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정부 기관들과 조직 어느 곳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던 아비규환의 그 날 밤을 똑똑히 기억합니다.
구조와 수습 과정 내내 이어지던 혼란과 혼돈을 밤새 지켜보던 유가족과 시민들은 이구동성으로 요구해 왔습니다. 왜 예방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는가, 국가는 어디가고 왜 안전관리와 구급구조 체계는 전혀 작동하지 않았는가 그 책임에 대한 대답을 요구했지만, 결국 재판부는 이러한 요구를 묵살했습니다. 지난 9월 30일과 10월 17일,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등에 대한 1심에서 무죄 판결이 내려진 것입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마땅한 공직자들이 재판을 받는 내내 자신들의 책임을 부정하고 회피하기에 급급했음에도, 재판부는 엄벌에 처하기는커녕 소극적인 법 해석으로 이들에게 면죄부를 주고 말았습니다.
진실을 밝히는 것이 재발방지의 길입니다
다시는 무고한 희생을 낳는 사회적 참사가 반복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요구합니다. 책임있는 자들을 엄정하게 처벌하기 위해 무엇보다 제대로 진상을 규명해야 합니다. 10.29 이태원 참사가 왜 발생했는지, 왜 수많은 인파가 몰릴 것을 알고도 인파관리대책을 수립하지 않았는지, 왜 쏟아지는 신고 전화에도 경찰은 조치를 취하지 않았는지 그 이유를 밝혀야 합니다. 수습 과정에서의 무능과 부실, 혼란과 혼선의 책임도 밝혀야 합니다. 법적인 책임에 더불어 정치적 책임에 대해서도 밝혀야 합니다. 정부기관의 총체적 무능과 실패로 수많은 목숨이 희생되었는데 정부가 사과하지도, 책임을 지지도 않는다면 또 다시 참사가 반복되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입니다.
참사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되어야 합니다
최근 10.29이태원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이제 막 첫 발을 내딛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수많은 시민들의 뜨거운 연대를 원동력으로 진상규명을 위한 싸움을 이어왔지만, 그 시간은 이태원 참사와 핼로윈 데이를 터부시하는 사람들의 장벽에 가로막힌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참사의 생생한 목격자로서 생존피해자들, 구조자들은 너무나도 중요한 존재이지만 참사 발생 2년여 기간 동안 이들의 목소리는 충분히 드러나지도, 들리지도 않았습니다. 축제를 즐기는 것은 당연한 일상임에도 참사 당일에 현장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혐오의 대상이 되어 2차, 3차 가해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놀다가 죽었다’는 폄훼성 발언으로 159명 희생자들을 비롯해 ‘이태원’이라는 지역을 좋아하고 핼로윈 데이를 즐겨왔던 많은 생존자, 목격자들이 가해자이자 무질서한 사람, 부적절한 사람들로 치부되는 일이 지금까지 반복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이태원 참사를 이야기하고 그 기억을 통해 진실을 요구해야 하는 당연한 목소리마저 숨죽이게 만들었습니다.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위해 우리는 2022년 10월 29일 밤 이태원에서 발생한 일에 대하여, 그 날의 기억에 대해서 계속 이야기해야 하고, 또한 누구나 이야기 꺼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의무가 있습니다.
흔들림 없는 진상조사를 위해 관심과 연대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과거 여러 재난참사의 진상규명 과정이 얼마나 지난한 싸움이었는지 기억합니다. 이번에도 시행령과 예산 등 진상조사의 과정 하나하나에서 방해와 훼방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진상조사를 방해하는 정부 기관과 공직자들의 비협조적 태도에 맞서 제대로 된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이를 관철시키는 싸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진실을 바라는 유가족 그리고 시민들의 강력한 요구입니다. 특조위가 어떠한 방해에도 흔들림 없이 진상조사를 펼쳐나가기 위해 시민들의 관심과 연대가 필요합니다.
앞으로 펼쳐질 길고도 험한 진상규명의 길에 유가족과 생존피해자들과 함께 하겠다 다짐하는 자리에 참여해 주십시오. 진상규명을 통해 다시는 참사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명과 존엄의 사회로 가야한다고 요구하는 강력한 목소리가 되어 주십시오. 참사를 둘러싼 폄훼와 부정, 무관심과 냉대를 이겨내는 힘이 되어 주십시오. 10.29 이태원 참사를, 그리고 159명의 희생자들을 위해 진실을 꼭 밝혀내겠다는 강력한 목소리와 뜨거운 행동을 시민여러분께 다시 한 번 호소드립니다.
2024. 10. 21.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https://docs.google.com/document/d/1RP2aCACZJZ_f-Ht1LmcK4tUjY7Hcgew4H0F5wSAmQA8/edit?usp=sharing